supplicant를 업둥이로 의역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업둥이는 일반적으로 '본인의 의지 없이' 갓난쟁이 때 남의 집 앞에 버려져서 '집 주인의 선택'에 의해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데 이런 점은 본문 해당 항목의 주석에 기술된 '그들이 바라는 것을 강요'하거나 '빌붙어 하나가 된다'는 묘사와 썩 어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굴러들어온 복이라는 의미의 '업'이라는 어원적인 특징의 반어법적인 감각을 살리기 이전에 본래 단어의 의미에 충실한 말을 찾는게 먼저가 아닐까요?
음 업둥이 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아래의 뜻 밖에 생각나지 않는데요.
집 앞에 버려진 아이. 주로 자식이 없는 집 앞에 버려지며 보통 그 집에서 키운다.
개인적으로 업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조금 의아한 단어 선택으로 들리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적당한 단어가 없다면 반대하지는 않겠습니다. 단어선정이 어려운건 잘 알고 있으니깐요.
supplicant라는 몬스터가 '보다 강한 이에게서 일종의 베풂을 받는다'는 의미와 반대되는 생태를 지니고 있고, 원래 단어인 supplicant와 업둥이는 그런 특징-조종하는-이 없으니까 의미가 일맥상통한다는 말씀인가요? 그런 설명이라면 저는 받아들이기 어렵네요. 처음 토론 열때도 말씀드렸지만 업둥이의 사전적 의미를 따지고 보면
버려지는 아기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버려지며 나에게 시혜를 베풀어달라는 어떤 요구나 주장도 하지
않고, 버리는 원래 부모와 베푸는 사람의 의지만이 작용합니다. 반대로 이 몬스터와 'supplicant'라는 단어에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요구'한다는 게 명백히 드러나있죠. 숙주 역시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진드기에게 조종당하는 거구요. 저에게는 이 차이점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되고, 업둥이라고 불리기에는 부적절한 것 같네요.
사실... 전혀 상관없는 번역명이긴 하지만... 기생자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뭣하면 기생당하는 자...?
꼭 의역을 해야하나요?
일단 공식한글화 진행중이니 지금은 놔두고 공식 한글판 나오면 수정하는게 어떨가요?
khj5798// 그러니까 공식 한글화를 냅두고 왜 혼자 의역을 해놓고 그걸 강요하는지는 근거를 안대시네요. 개인적으로 맘에 안들다고 혼자 의역한게 공식 번역은 아닙니다. 한글화 나오기 전까지 영어 로마자 표기로 냅두는 것에 의견을 던집니다.
번역에 대해 본인이 가진 철학은 알겠습니다만, 관련된 문서에 의견을 낼 정도의 정성을 가진 사람들 중에 본인의 해석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많다면 한 번쯤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말로 시작하겠습니다.
또한, 제대로 된 번역은 말을 옮기는 게 아니라 또다른 창작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하지만, 그게 원작자의 의도는 배제하고 번역하는 사람의 감각과 시각으로 원전을 overwhelm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단 원작자가 왜 그 어휘나 표현을 썼는지에 대한 고찰을 하고나서 target language로 옮길 어휘를 골라야죠.
sycophant에 대해서 예를 들어보죠. obsequious flattery(아부, 아첨)의 태도나 양태를 보이는 사람(=아첨꾼)이라는 말인데, 아첨꾼, 특히 왕정의 귀족들 주변에서 발견되는 아첨꾼은 '(특히 귀족 혹은 권력자의)주변에 머물며 지속적으로 그들에게 감언이설을 집어넣어 판단력을 상실하게 한다'는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모기, 더 나아가 제작자가 의도한 'sycophant' 몬스터의 속성과 연결해서 '사람(혹은 courtyard의 주민이었던 귀족들)귓가를 맴도는 모기(target의 주변에 맴도는 아첨꾼의 속성과 연결)의 날개소리+몬스터가 옮기는 Crimson Curse를 통해 감염자들의 정신에도 영향을 미치고(판단력을 잃게 하는 아첨꾼들의 속성과 연결), 육체적으로도 변화를 일으킨다' 고 개인적으로 해석하고 연결지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몇 개의 은유를 해석하는 과정이 번거롭다면 '남의 것을 뜯어먹고 사는 사람' 이라는 한국어휘의 의미와 피(=남의것)을 빨고 사는 모기의 속성, 혹은 아첨의 결과물로 얻게되는 '남의 것'으로 살아가는 sycophant의 의미와 어느정도 연결은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sycophant를 각다귀로 해석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업둥이는 다르죠. 우선 khj5798님이 말씀하시는 '반어적인 느낌'이라는 게 뭔지 명확하게 설명도 되지 않았다고 느끼고 그렇기 때문에 이해도 안 됩니다. supplicant는 '시혜를 받은 사람'이 아니라 supplicate하는 사람, ask for something in humble way입니다. (자신을 낮춰야 할 정도로)간절하게 원하고 요구하는 행위입니다. '의지'와 '요구'에 대한 어휘를 왜 '시혜를 받은 사람'으로 둔갑시켜서 그 반어적인 느낌을 살려야 한다는 의지를 계속 밀어붙이시는건가요?
원작자가 의도한 게 '언어유희'인지 'metaphor'인지 먼저 고려를 해보고 뉘앙스나 말장난적 관점으로 해석하는게 더 적합한지, 아니면 내재된 의미를 드러내는 해석이 적합한지를 선택해야한다고 봅니다. 특히나 해당 분야(여기서는 다키스트 던전이라는 게임)의 권위자라고 official하게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나 레퍼런스가 없는 상태에서 문서 생성 초창기에 기여했다는 사실로 반론이 많은 의견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elkeinkrad 님께서 언급하였듯, '업둥이'는 입양된 아이의 의미로 쓰여왔고 동정 받아야할 대상의 이미지를 갖고 있으므로 다키스트 던전의 몬스터에 대입시키긴 어렵다고 봅니다. 몬스터의 본체가 대형 진드기(혹은 빈대)인 점과 단어의 뜻을 고려하여 '구걸자'나 '빌붙이'같은 네이밍은 어떤가 싶습니다.
4일간 다른 반론이나 의견이 없는데 일단 확정시키고 차후 이견이 생긴다면 다시 토론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공식 한글화도 없는데 번역을 꼭 해야합니까? 원문 그대로 적고 공식 한글화 혹은 한패를 기다립시다.
아직 공식번역이 안나왔다면 원어와 일반적으로 불리는 명칭을 병기하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supplicant/일반적 명칭.
물론 일반적 명칭이 원어와 동일하다면 supplicant 하나만 남겨도 된다고 봅니다.